칭의에 대한 논증(3:21~31)
1. 대전환: “그러나, 이제는”
앞 단락(1:18~3:20)에서 사도는 긴 논증을 통하여 이방인들과 유대인들이 모두 죄인임을 밝히고, 그러므로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죄 아래 있음을 선언하였다(3:9). 그리고는 (1)결국 모든 인간이 율법 안에서 죄인이며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다는 것과(19절),
사도가 선언하는 대전환의 내용은 두 가지 핵심 사항으로 요약될 수 있다(21~22절). 첫째는, 율법의 행위와는 별도로(“율법 외에”)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게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이 의는 모든 믿는 자에게 차별이 없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사도는 이 두 가지 요점을 3장의 남은 부분에서는 논증을 통하여, 그리고 이어지는 4장에서는 아브라함의 예증을 통하여 진술해 나아간다.
2. 구원에 관한 대명제(21~22절)
21절에서 사도는 하나님의 구원을 두 가지 측면에서 서술한다.
(1) “율법 외에” 나타난(21절) 것 : 이제 나타난 하나님의 의의 방편은 율법의 행위와는 별도의 것이요, 율법의 행위를 초월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도는 “율법 외에”라고 못을 박는다. 이것은 율법의 행위 밖에서 이루어지는 의이다. 이 방편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임을 사도는 다음 절에서 밝히고 있다.
(2)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21절) 것 :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1:2)고 선언했다. ‘이제 나타난 하나님의 의’ 즉 구원의 복음과 관련하여 최소한 두 가지의 사실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첫째는, 그 구원이 이전에는 알려지지도 않았다가 난데없이 생겨난 것이 아님을 지적하는 것이다. 즉, 구약과 상관없는 것, 구약이 전혀 몰랐던 것, 혹은 구약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요 오히려 구약에 의해 증거되는 것임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둘째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 것은 구약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었던 사실임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다.
3. “오직 믿음으로”는 두 가지 내용을 함축한다. 첫째는 구원의 방편에 있어서 ‘행위가 아니라 믿음’이라는 점이며, 둘째는 믿음의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점이다. 여기서 “예수 믿는 자”가 단수로 되어 있는 것은 이 믿음과 그로 말미암은 칭의가 개개인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집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4. “차별이 없느니라”(21, 29~30절)
“모든 믿는 자에게 차별이 없느니라”(22절).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는 상황에서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할 육체가 없는 상황으로의 대전환 사이에는 믿음이 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어야 구원을 얻는다는 점에서 차별이 없고,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누구나 구원을 얻는다는 점에서 차별이 없다.
5. 아브라함은 어떻게 믿었는가?(18~22절)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칭의를 얻었다는 사실과 그가 ‘무엇을 믿었는가’하는 주제를 다루어 온 사도는, 이제 그가 ‘어떻게 믿었는가’하는 것을 밝힌다. 아브라함은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다(18절). 자연의 법칙으로나 창조의 질서로나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이 분명한 상태에서도 믿음을 약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믿음으로 강하여졌다(19~20). 아브라함의 이러한 모습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사도는 그 근거가, “네 후손이 이같으리라”는 말로 요약된 하나님의 언약 곧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18절),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그리고 능히 이루실 하나님에 대한 강한 신뢰(21절)에 있다고 규정짓는다.
6. 여전히 적용되는 진리(23~25절)
이 마지막 단락에서 우리는 사도가 지금까지 그렇게 치밀하고 완벽하게,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에 대하여 논증하고 예증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그것은 믿음으로 말미암는 칭의의 진리를 밝히 드러내는 것뿐만 아니라, 그 원리가 지금 우리에게도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었다. 사도는 결론적으로 선언한다. “저에게 의로 여기셨다 기록된 것은 아브라함만 위한 것이 아니요 의로 여기심을 받을 우리도 위함이니”(23, 24절).